상수 상권이 홍대 주변의 거대한 소음 속에서 묘하게 고립되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의외로 적다. 한때 이곳의 밤은 질펀한 욕망과 정제된 사교가 섞이는 실험장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대다수 업소는 이름만 간판을 달고 있을 뿐, 내부로 들어서면 눅눅한 습기와 함께 세련미라곤 찾아볼 수 없는 낡은 인테리어만이 반긴다. TOP5라 부를 만한 곳들은 그나마 최소한의 품위를 유지하려 애쓰지만, 그 노력조차 가상할 뿐 본질적인 서비스의 질은 과거의 전성기와 비교하기 민망한 수준이다.
이 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으로서 말하건대, 상수 룸싸롱을 선택하는 기준은 명확해야 한다. 단순히 화려한 외관이나 겉보기에 번지르르한 홍보 문구에 속지 마라. 정말 중요한 건 주류의 구성, 매니저들의 태도, 그리고 이 공간이 제공하는 폐쇄적인 안락함의 농도다. 오늘 다루는 TOP5 명단은 그런 잣대에서 간신히 생존한 곳들이다. 물론 내 눈높이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선택지가 좁아진 이 황무지 같은 상권에서 이 이상의 대안을 찾는 건 시간 낭비에 가깝다.
첫 번째로 꼽히는 곳은 전통적인 운영 방식을 고집하는 곳이다. 새로 생긴 업소들이 최신 유행하는 조명과 디자인으로 도배할 때, 이곳은 묵묵히 정석대로 술을 낸다. 솔직히 말해 요즘 젊은 사장들은 기본기를 너무 쉽게 간과한다. 잔을 닦는 법부터 응대의 시작점까지, 기본이 흔들리면 아무리 좋은 술도 싸구려처럼 느껴지는 법이다. 이곳이 TOP5에 들어간 이유는 단지 그 투박한 성실함 때문이지, 특별히 뛰어난 혁신이 있어서가 아니다. 기준이 낮아지니 이런 곳이 고평가받는 현실이 씁쓸할 뿐이다.
나머지 네 곳 역시 저마다의 하자를 안고 있다. 공간의 효율성만을 따지다 보니 프라이버시가 침해되는 구조를 갖춘 곳도 있고, 접객 매니저들의 교육 상태가 엉망이라 대화의 흐름을 깨트리는 경우도 빈번하다. 필자가 예전에 경험했던 룸싸롱의 밀도 있는 긴장감은 이제 상수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그저 시간 때우기식 장사, 수익률 계산기만 두드리는 운영 방식이 팽배해 있다. 하지만 현실을 부정할 순 없는 노릇이다. 당신이 상수 근처에서 술잔을 기울여야 한다면, 그나마 사고 터질 확률이 적고 뒤끝 없는 곳들을 골라가는 게 최선이다. 감탄보다는 체념에 가까운 발걸음이겠지만, 그게 지금 당신이 마주할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인 현실이다.